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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선임연구위원 조선일보 인터뷰

와 경제·군사력 격차 커… G2도 亞 지역 패권국도 아냐
사드 배치로 중국 보복 우려돈 때문에 안보 포기할 수 없어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되고 국제 중재재판소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부인하는 등 동아시아가 안보의 격랑에 빠져들면서 미·중 갈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친미(親美) 국가들과 친중(親中) 국가들이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펴낸 「미중 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은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대응, 한국의 지정학적 조건을 따져보면서 ‘공격적 현실주의’ 관점에서 한국의 선택지를 검토한다. 이씨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세종연구소·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자유기업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에 끼게 된 국가는 어정쩡한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역사에서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춘근 박사

― 한국 언론과 지식인이 미국과 중국을 G2로 표현하는 것을 비판하는데.

“G2라는 용어는 미국과 중국이 대등하고 우리가 양자택일해야 할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중국은 냉전시대의 소련과는 다르다. ‘양강(兩强)’이라고 하기에는 미국과의 경제·군사력 차이가 매우 크다. G2가 되려면 중국이 계속 고도성장해야 하는데 중국의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다. 또 미국의 군사력은 중국의 10배 정도다. 가장 중요한 해군력의 격차는 더욱 크다. 2000년대 들어 미·중 패권 경쟁이 국제정치 이슈였던 것은 맞지만 G2가 국제적으로 공인된 개념은 아니다. 한국에서만 ‘미·중’이 나오면 G2로 번역하고 중국이 곧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할 것 같은 인상을 준다.”

― 중국이 G2는 못 되더라도 아시아의 지역 패권을 추구할 수는 있지 않은가.

“세계 패권국인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지역 패권국이 등장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 패권국은 반드시 세계 패권국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 내에서 한 나라의 힘이 세지면 다른 나라를 지원해 세력 균형을 맞춘다. 지금 일본·인도·베트남·필리핀 등 중국 인근 국가들은 대부분 미국 편에 서 있다.”

― 일부 정치인과 학자들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 등거리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균형자란 원래 강대국 외교를 설명하는 용어다. 대립하는 두 나라를 중립적 입장에 선 강대국이 중재하는 것이다. 미국은 한·일 사이에서 등거리외교가 가능하지만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하려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

― 결국 한국은 미국 편에 서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원교근공(遠交近攻)’은 국제관계에서 만고불변의 진리다. 미국은 한국에 영토적 야심이 없는 유일한 주변 강대국이다. 또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미·중 갈등이 발생하면 미국 쪽에 서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동맹의 역할에 소홀하면 미국은 한국에 대한 지지를 언제라도 걷어갈 수 있다. 이제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냉전시대만큼 크지 않다. 게다가 미국이 아시아에 새로운 우방들을 얻으면서 한국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 한국이 미국에 앙탈을 부려도 된다는 주장은 큰 착각이다. 그리고 한국이 중국과 오랫동안 역사적 관계를 맺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다시 조선시대로 돌아가 중국 밑에서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한·중 무역이 우리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중국에 파는 물건의 상당 부분은 중간재이고, 중국은 그것을 미국에 팔아서 이득을 얻는다. 앞으로 이번보다 더한 상황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경제 때문에 안보를 포기할 수는 없다. 돈이 목숨보다 중요한가.”

― 미국의 최근 대북정책이 한반도 통일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올해 초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로 방향을 돌렸다. 한국 주도로 통일된 한반도가 중국 견제에도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반도 통일은 한국·미국 등 통일 지지 세력의 힘이 북한·중국 등 통일 반대 세력의 힘을 압도할 때 이뤄진다. 한국은 미·중 경쟁을 한반도 통일에 활용해야 한다. 한반도 통일에 소극적인 일본의 입장을 바꾸는 것도 미국을 통해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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