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54호

해운-조선업 위기의 본질과 바람직한 대응방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해사연구본부장

김  우 호

해양산업의 두 축으로 꼽히는 해운업과 조선업은 선박을 매개로 연결된 산업이다. 무역과 화물이 늘면 해운사는 더 많은 선박을 필요로 하고 그 선박을 신조선으로 조달하면 조선소도 활기를 띤다. 지난 25년간 세계 해상물동량은 연평균 3.7%씩 증가했고 지난해는 107억 톤으로 1990년보다 2.5배 늘었다. 선박은 화물보다 더 많이 증가해 같은 기간 연평균 4.3%씩, 총 2.8배 늘었다. 심지어 동아시아 외환위기·미국 9/11테러·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세계 해상물동량이 감소했을 때에도 선박은 줄지 않았다.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선박대형화 경쟁까지 불붙어 물동량은 7배 늘어난 데 비해 선박은 9배나 늘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컨테이너선 운임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건화물선 운임도 1985년 세계 건화물선운임지수(BDI)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적 해운사의 총 매출액은 39조 원으로 2008년 52조 원 대비 25%나 감소했다. 물동량은 꾸준히 늘었으나 운임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어 2008년 2조3천억 원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에는 4천6백억 원의 당기순손실로 전환됐다. 조선업도 10대 조선소의 매출액이 2012년 102조 원에서 2015년 94조 원으로 7% 감소했다. 9천억 원의 당기순이익이 7조 원의 손실로 전환됐다. 이는 건조량 감소와 함께 선박가격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3개 조선사는 해양플랜트 부분에서만 7조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선주가 신조선 발주를 멈췄다. 금년 상반기 세계 신조선 계약은 1,770만DWT에 그쳐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이다. 국내 조선소는 27척, 235만DWT를 수주해 2009년 상반기보다 실적이 저조하다. 또한 조선업은 상선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 유가하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도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형 조선소는 신조 일감이 급격히 줄어들어 정상적인 조선소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운업은 위기 이후 최근까지 외항해운기업 164개사 중 93개사가 폐업하고 114개사가 설립되어 시장에서 많은 기업이 교체되고 있다. 대형 5개사 중 4개사가 법정관리·자산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해운업이 구조조정 마무리 과정에 있다면 조선업은 구조조정의 파장이 심화되는 단계이다. 올해 신조선 계약이 급감하여 1-2년 후 일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협력기업은 대량 실직 등 구조조정의 고통이 시작되었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는 상반기 운임이 장기적 시각에서 저점 수준이나 불황은 조금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선박평형수 및 대기오염물질배출 관리 등 해운사의 환경개선 부담과 비용이 향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수주가 절벽인 조선업은 더 어려울 전망이다. 그나마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대체 투자나 파나마 운하 확장에 따른 새로운 선형 투자,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신조나 개조 등의 사업은 기회가 있다. 세계경제가 브렉시트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변동 위험을 극복하고 무역이 조속히 회복되거나 선박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한 해운업과 조선업의 위기 상황은 반복될 것이다.

  해운-조선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고효율·친환경 선박을 운항하는 수밖에 없다. 선사와 조선소가 손잡고 최고의 선박을 만드는데 협력해야 한다. 그러한 연결고리를 강화하는데 화주와 금융업 등 관련 비즈니스가 집중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선박의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데는 노후선의 해체가 최적의 선택이다. 온실가스·황산화물· 질소산화물·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선박은 선주가 과감히 해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중국은 이미 노후선 조기해체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다. 동 사업은 한 차례 연장하여 2017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수출입 해상물동량이 12억 톤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은 2억4천만DWT의 선박을 평균 선령 8.3년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8천2백만DWT의 선박을 13.8년의 평균 선령으로 유지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실질적으로 섬과 다를 바가 없고 안보위협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우리나라에서 선박은 필수불가결한 국가 자산이다. 구조조정은 하되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과 건조 역량을 유지하여 혁신적인 선박을 계속 건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가 반등에 따른 해양플랜트 사업 재개는 물론 다양한 규모의 가스에너지 플랜트에서도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불황일수록 효율적이고 환경규제에 강한 선박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한국해양보증 그리고 한국자산공사 등의 공적 금융과 국내외 신흥 투자자 그룹이 함께 한국형 선박투자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우호 본부장(neoport@kmi.re.kr)은 영국 버밍엄대에서 석사, 경북대에서 경제학 박사 수료 후 국토교통부의 국가교통정책조정 실무위원·해양수산부의 정부업무 자체평가위원·국민안전처의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자문위원 등을 거쳐 현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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