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49호

동아시아의 해양경찰 역할 증대와 우발사태 방지책 필요성

국민안전처
감사담당관

구 자 영

과거 냉전시대에는 동·서 양대 진영 간 힘의 구사에 의한 해양통제권 경쟁에 의거하여 국가의 해군력 증강이 주류를 이루었다. 반면, 냉전 이후에 들어서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 등의 국제법 제정과 이를 집행하기 위한 국내법의 강제적 집행 그리고 다양한 해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역내 각국들이 국가 해양관할권 집행을 위한 해양경찰(coast guard: 海警)을 대폭적으로 현대화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역사적 권리를 내세워 과도한 해양관할권을 주장하면서 주변국과의 해양 영유권 분쟁을 가속화시켰고 이에 미국 등의 제3자 개입이 나타나자 중국 당국은 비교적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해경 전력을 급속도로 증강시켜 이를 역내 일부 민감한 해역에 집중적으로 작전배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소위 ‘역사적 권리와 이익’을 기정사실화(fait accompli) 하기 위해 해경을 조직적으로 배치하는 양상을 보이자, 아세안(ASEAN) 등의 중국 주변국들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자국의 해양경찰 조직을 단일화하고 예산을 집중적으로 배정하여 해경 전력을 대폭 증대시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양경찰은 주로 해적과 해상범죄 단속을 위한 ‘경찰적 역할(constabulary mission)’을 수행하였는 바 동아시아 역내 국가의 경우, 비교적 조직이 열악하고 이들 전력 수준도 매우 미미하였다. 그러나 냉전 이후 유엔해양법협약 발효에 따른 자국 관할 해양에서의 강제적 국가관할권 행사 강화, 해양경계 미획정에 따른 각종 어업분쟁 발생 그리고 과거지향적 역사적 권리 주장에 의한 영유권 분쟁 등에 의거하여 해경의 작전범위가 연안이 아닌 원해로 확대되면서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 해양안보 역할 수행을 요구 받고 있다. 이에 동아시아 지역 내 대부분의 해경은 해군과의 상호보완적 합동작전 능력 증대·전력 규모 확대·작전교리 구체화·수상작전만이 아닌 항공작전 수행 그리고 조직의 일원화 등 ‘해경의 현대화(coast guard modernization)’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경 현대화의 특징으로 나타나는 것은 우선 조직의 재구성·창설 및 통제 강화이다. 예를 들면, 2004년 5월에 말레이시아 해경(Malaysia Maritime Enforcement Agency: MMEA), 2013년 10월에 베트남 해경(Canh Sat Bien Vietnam: CSBV)이 창설되었으며, 2013년 3월에는 기존의 산만한 조직을 통합한 중국해경(China Coast Guard: CCG)이, 2015년 2월에는 필리핀 해경(Philippine Coast Guard) 그리고 인도네시아 해경(Indonesia Coast Guard: ICC)이 기존의 해양안보청(Badan Keamanan Laut: BAKAMLA) 조직에 추가하여 각각 재구성되었다. 또한 이들 해경 기능이 과거 해군으로부터 독립(말레이시아·베트남)되고 수상 또는 대통령 직속 조직(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으로 강화되었다. 다음의 특징은 전력 규모의 확대이다. 통상 해경 보유의 함선은 길이 40m 폭 4m 수준이었으나 점차 전력이 확대되어 길이가 100-150m에 달하고 있으며, 해상작전헬기 탑재(1-2대)를 위해 배수톤수가 거의 1만톤(중국·일본)에 이르고 있다. 특기할 사항은 일부 연안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이 예외적으로 자국 방산업체 진흥에 의거하여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국가(중국·말레이시아)는 자국 해군 함정을 해경 함정으로 전환시키고 있으며, 일부 국가(필리핀·베트남)는 제3국의 해군 및 해경 함정을 인도받아 해경 전력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처럼 해경함선들이 거대화되고 전력이 강화됨에 따라 일부 민감한 해역에서는 해경함선들 간 또는 해군함정과 해경함선이 충돌할 수 있는 우발사태(contingency/crisis)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대부분 해경 함선은 해군함정과 달리 무장이 미약하나 강제적 법집행 차원에서 해군함정 보다 상대 선박에 대해 근접할 필요성이 높다. 다음으로 승조원들의 위기상황 대응능력이 전투 위주의 해군 장병들 보다 비교적 덜 전문화되어 있다. 아울러 과거 10노트 이상의 낮은 속력이 아닌 25노트 이상의 비교적 고속력을 유지하고 있어, 적정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소규모 해상범죄 단속과 국가관할권 및 주권 집행이 여전히 비군사적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우발상황에 의거하여 주변 해군함정까지 개입되는 ‘무력충돌(skirmishes)’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최근 남중국해 그리고 동중국해 등 해양영유권 분쟁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해역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2015년 5월 중국의 석유시추선이 베트남 국가관할 해역으로 진입한 현장에서 일어난 양국 해경 함선간 물대포 대결 및 함선 간 충돌사태를 들 수 있으며, 2016년 3월에는 인도네시아 해군함정이 나포한 중국 불법어선을 중국 해경이 개입하여 도주 시킨 사건도 있다.

  이러한 사태들을 보고 해양안보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우발사태 방지방안’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는 2014년 4월 중국 칭따오(靑島)에서 중국해군 주관으로 개최된 ‘2014년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에서 그 동안 약 10년 이상을 끌어온 ‘해상우발조우시 행동규약(CUES: 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에 대해 21개 회원국이 합의한 사례를 들어 일부 민감한 해양에서의 해군함정과 해경함선 간에 적용될 ‘새로운 CUES’ 제정의 시급성을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11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 응엔헨(Ng Eng Hen)이 해군함정에만 적용되는 기존 CUES를 해경함선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였으며, 이후 안보 전문가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아세안 연안국의 해경함선 간 대립국면이 고조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해경에 적용되는 새로운 CUES 제정은 해양에서의 신뢰구축과 위기관리에 실질적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자영(kjy1136@korea.kr) 담당관은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도호쿠대학에서 정보과학 박사학위 취득 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舊 해양경찰청) 경감으로 특채된 뒤 대변인·평택/포항 해경서장·수색구조 /장비기획과장 등을 거쳐 현재 국민안전처 감사담당관(경무관)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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