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09호

북한 도발 대응과 억지의 핵심은 바다에 있다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소 장

이 서 항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 아침의 붉은 태양이 온 천지를 환하게 비치고 있지만 한반도 망루에서 보는 우리 주변의 안보상황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북한으로부터의 핵·미사일 등 위협과 새로운 형태의 도발이 우리의 경각심을 곧추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지난 5월 세계 150여개 국가의 병원·은행 등 주요 컴퓨터망에 해킹을 통해 침입, 암호로 마비시킨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인질금(ransom)을 요구한 이른바 ‘WannaCry’ 사이버 공격은 북한이 배후임이 밝혀진 바 있다. 더욱이 최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거래가 활성화되자 이를 탈취하려는 빈번한 컴퓨터 해킹 시도도 북한 소행으로 요약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의 금융기관·방송국·원자력 발전소 등 사회주요기반시설(Critical Social Infrastructure: CSI)에 대한 운영마비를 노리고 컴퓨터 해킹을 시도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최근 북한은 수소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한 전자기파(EMP)탄을 일정 고도에서 폭파시킬 경우 우리의 통신 및 전기시설 등을 완전히 마비시킬 수도 있다. 한 정보 전문가는 우리 사회 핵심기반시설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핵무기의 위력과 같다고 경고한 바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지난해 11월 중순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북한 전문 연구기관인 ‘38 North’는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이어 탄도미사일 탑재 및 상시 운용이 가능한 새로운 급의 잠수함 건조를 ‘매우 공격적으로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한 바도 있다. 또한 올해 발표될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는 그동안 추진했던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성’ 선언이 핵심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Financial Times, 2017.12.22).

  이러한 북한발 안보위협 요인들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동안 북한 위협에 대해 이른바 ‘3축 체제’ 구축으로 대응책을 강구해 왔다. 킬 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대량응징보복(KMPR : 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체계를 완성·운용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한반도의 지전략적 환경이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음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곧 유사시 군사적 의미를 갖는 모든 접근방법과 대응책이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북한으로부터의 실제도발을 포함한 위기상황 시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비록 북한과 동서에 걸친 155마일의 비무장지대(DMZ)를 두고 대치하고 있어 안보위기 시 군사적 대응과 해결책은 모두 육상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얼핏 간주되지만 실제로 바다는 북한문제 대응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군사적 중요성을 갖는다.

  첫째, 바다는 북한에 대한 군사정보 수집의 근거지로 활용된다. 북한이 발사하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최초 탐지하는 수단은 다름 아닌 바다에 떠 있는 이지스함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왜 바다가 군사정보수집의 근거지가 되느냐는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바다는 최근 유엔에서 채택된 대북(對北)제재 결의를 이행·점검하는 최적의 장소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무역은 대중(對中)교역을 제외하고 90퍼센트 이상이 해상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바다는 대북제재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보당국에 의해 북·중간의 비밀 교역이 적발된 곳도 해상이어서 대북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바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셋째, 바다는 유사시 동맹·우방국과의 중요한 합동작전 실행 공간이 된다. 물론 육상과 상공에서도 합동작전이 이루어지지만 보다 대규모의 합동 작전은 바다에서 이루어지며 동맹국은 작전수행을 위한 우리의 연근해 해양환경의 완벽한 이해가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해 볼 때, 새해 들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되는 북한위협에 대응하고 도발을 억지하는 조치들의 핵심은 바다에 있음을 명심하면서 ‘기능적 군사력’으로서 해군력 강화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서항 소장(shlee51@kims.or.kr)은 서울대 정치학과∙미국 켄트(Kent) 주립대에서 수학 후 외교안보연구원 (현 국립외교원) 교수∙연구실장과 주뭄바이 총영사를 역임했다. 이 소장은 또한 아∙태 안보협력이사회(CSCAP) 한국위 공동의장∙한국해로연구회 회장과 남극해양생물보존협약(CCAMLR) 총회의장 등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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