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6호

남중국해 도서매립 파장과 한국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박 창 권

도서매립을 둘러싼 최근 남중국해 갈등이 미•중 간 힘의 경쟁터로 변화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남사군도내 암초 등을 인공도서화하고 비행장을 건설하여 이를 민간용 목적뿐만 아니라 군사적 목적의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5월 샹그릴라 회의에서 중국이 이들 도서에서의 군용 비행장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다. 러셀 동아태 차관보 역시 중국의 인공도서 건설작업을 즉각적•항구적으로 중단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였으며, 한국도 이와 관련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미 P-8 초계기는 중국의 인공도서 시설공사 현장인 Fiery Cross Reef 상공에 진입하여 중국의 행동을 경고하였으며, 미국은 이러한 비행 및 초계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고, 합법적이며 또한 합당하다고 주장하고, 이들 공사를 조만간 완료할 것임을 발표하였다. 특히, 중국은 건설 중에 있는 인공도서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이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표명하였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모든 해역에 자신의 역사적 권원을 근거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대규모 어선단을 분쟁해역에 투입하거나 해경 등을 활용하여 관련국의 군사적 대응을 어렵게 하는 방식 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관할권을 확대하고 인공도서를 건설하는 것은 중국의 강대국화 ― 특히 해양강국이 되기 위한 ― 전략을 대변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석유 및 가스 자원이 매장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해양출로를 제공하고 있다. 지도를 보면, 중국의 동중국해를 통한 서태평양으로의 출로는 일본이 막고 있다. 반면 남중국해는 중국에 열려 있으며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 중국이 추구하는 남태평양과 인도양 쪽을 향한 해양실크로드 구축 정책 등은 이러한 지전략적 특성을 반영한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영토 밖에 군사기지가 없기 때문에 남중국해 도서는 군사작전을 확대하기 위한 주요한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전략적 의도를 감안해 볼 때, 남중국해 분쟁은 미중관계를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대응책(레버리지)은 매우 제한적이다. 미국은 중국과 달리 역외국가이고 유엔해양법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개입이 어려운 중저강도 도발을 통해 자신의 관할권을 확대하는 한편, 경제적 협력과 지원을 통해 동남아 국가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도 인공시설물 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의 도발적 행동을 부각시키고 반대하면서 지역국가들의 역할과 활동을 증대토록 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일본 자위대의 초계활동을 남중국해로 확대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동남아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한국을 포함한 지역국가들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하여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

  중국의 도서매립으로 유발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한국의 바람직한 대응은 무엇일까? 한국은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이미 채택된 당사국 행동선언(DoC)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관련국들이 남중국해 행동규칙(CoC)을 조속히 체결하여 평화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방침을 다자회의 등을 통해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남중국해 갈등의 영향과 의미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남중국해 매립 문제가 던져줄 독도 및 이어도 등에 대한 파급 영향을 인식해야 하며, 남중국해의 해상수송로 안전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중견국가로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보다 긍정적인 역할 수행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한국은 현재 미•중뿐만 아니라 동남아 각국과도 긴밀한 안보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분쟁지역에서의 군사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고 관련국들이 상호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해군 및 해경 협력, 방산협력 등을 통해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창권 박사(shlee51@kims.or.kr)는 예비역 해군대령으로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센터장 및 연구실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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