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호

‘아시아 재균형’을 위한 미국의 신 해양전략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박  호  섭

아시아에서 미국의 국제적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퇴조가 원인이다. 이에 2011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미국 주도의 역내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Toward Asia)’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선언정책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을 피부로 느낀 인접 국가들은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저울질한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때에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군사 분야에서 지원하는 미국의 신 해양전략이 지난 3월 공표되었다.

  미국 해양군(해군,해병대 및 해안경비대) 총수가 함께 서명한 신 해양전략(A Cooperative Strategy for 21st Century Seapower: Forward, Engaged, Ready)은 2007년도 판의 개정이나 내용은 크게 달라졌다. 우선 미 해군의 위협인식의 변화다. 미 해군은 주 위협으로 종전의 초국가적 위협 대신 전 세계 해양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세력을 상정하였다. 비록 이 문서에서는 세계 안보위협으로 반접근(A2)/지역거부(AD), 테러리스트, 해양영토분쟁 및 해양통상에 대한 위협 등을 열거하였다. 그러나 이 중에서 기술 확산에 따른 반접근/지역거부 능력의 진화를 가장 두드러진 군사도전이라고 했다. 장거리 탄도 및 순항 미사일, 첨단 잠수함, 5세대 전투기, 전자전, 사이버 및 우주공간 역량 등의 확대다. 이는 더 멀리에서 미국의 자유로운 해양 접근과 작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화는 전략의 중심을 아·태지역으로 옮긴 것이다. 미 해군은 11척의 항모, 14척의 전략핵잠수함 및 33척의 상륙함을 포함한 300척 이상 함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4년 97척이던 전방 전개세력을 2020년까지 120척으로 증강하고 그 중 60%는 아시아·태평양에 배치한다. 줌왈트급 최신형 구축함을 비롯한 해군·해병대의 최첨단전력을 이곳에 우선 전개한다. 또한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을 다지고 통합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특히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등 9개 동반자국과의 파트너십을 지속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전략의 핵심은 적의 반접근/지역거부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전 영역 접근(all domain access)’이다. 미 해군은 전쟁억제, 해양통제, 군사력 투사 및 해양안보에 추가하여 이를 5대 핵심기능의 하나로 정립하였다. 전 영역 접근은 효과적으로 작전할 수 있는 충분한 행동의 자유를 가지고 분쟁지역에서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전자기스펙트럼 뿐만 아니라 해양, 공중, 지상, 우주 및 가상공간 즉 어느 영역에서든 필요한 행동의 자유를 보장한다. 전 영역 접근은 전장공간 인식, 지휘통제, 사이버 작전, 전자기 기동전 및 통합 화력을 해양통제 및 군사력 투사와 결합할 때 달성된다.

  결국 미 해군은 탈냉전 이후의 군사력 투사 중심 전략을 전 영역 접근, 해양통제 및 군사력 투사와 함께 추구함으써 현 상황에 맞게 보완한 전통적 해양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에 대응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국해군을 직접 위협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중국해군의 대양으로 팽창은 기회와 도전을 제공한다고 했다. 중국해군과는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하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추진 시 이는 아·태지역 세력균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예산 압박을 받고 있는 미 해군이 동맹국 해군의 역할 증대를 요구할 수도 있다.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전략과 미국의 신 해양전략이 본격화되면 미·중 간 직접적인 분쟁 가능성은 낮아도 동아시아 해양패권경쟁은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가장 어려움을 겪는 나라는 한국이다. 북한 위협에 더해 중국과 일본의 항공모함이 동서남해에 수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해 우리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유사시 주변국 해군에 대해 해양거부가 가능한 해군력 건설과 전략의 정립도 서둘러야 한다.

박호섭 박사(seapower25@naver.com)는 미국 해군참모대학, 국방대학원, 충남대학교 대학원 수료하였다. 해군대학 교수/교수부장, 대통령비서실 해군담당관, 호위함 함장과 구축함 전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및 KIMS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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